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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당뇨환자에게 인기 많은 기능성 쌀

by wizlab 2025. 8. 28.

쌀 관련 벼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밥은 매일 먹는 음식이고, 당뇨는 매일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당뇨병 관리를 할 때 대부분 약 복용이나 운동만 먼저 떠올리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매일 먹는 밥’이다. 특히 한국인의 식단처럼 쌀밥 비중이 높은 경우, 어떤 쌀을 선택하느냐가 혈당 조절의 핵심이 된다. 최근에는 예전처럼 무조건 '현미밥'만 권하지 않는다. 단순히 현미나 잡곡이 아니라, 혈당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기능성쌀'들이 각광받고 있다. 저당질 처리, 고식이섬유 강화, 특수 재배 방식 등 과학적 접근으로 만들어진 이 쌀들은 당뇨환자뿐 아니라 건강식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저당질 쌀, '씻어서 전분 제거' 수준은 아니다

'당이 적은 쌀'이 있다. 단순히 덜 달다는 뜻이 아니다. 가공 중 쌀의 전분 일부를 물에 녹여내거나, 아예 전분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서 섭취 후 몸에서 흡수되는 속도나 양이 줄어드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저당질 제품은 ‘샘표 당질저감미’, ‘CJ 고당섬쌀’ 등이 있으며, 이들은 정제 백미 대비 탄수화물 함량이 20~35% 낮다. 또 일본에서는 쿠보타에서 만든 '저당질 쌀 전용 취반기'도 있어, 밥을 짓는 과정에서 쌀의 전분 일부를 물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GI 수치를 낮춘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저당 밥을 짓는 밥솥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제품들은 백미와 식감이 거의 유사하거나, 오히려 ‘탱글한 밥맛’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기능성쌀이라도 냄새가 나거나 퍽퍽하다는 인식은 옛이야기다. 다만 일부 제품은 소화 과정에서 당류가 서서히 흡수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는 저혈당 환자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저당질 밥은 '덜 오른다' 뿐이지 '전혀 안 오른다'는 말과는 다르다는 걸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고식이섬유 쌀, 배부르지만 부담 없는 한 끼

또 한 부류는 섬유질을 더 많이 포함한 쌀들이다. 흔히 현미나 보리 같은 곡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분인데, 요즘은 이를 아예 '쌀'에 포함시키는 기술이 다양해졌다. 식이섬유는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고식이섬유 기능성쌀에는 발아현미, 귀리혼합쌀, 검정보리쌀 혼합미가 있다.

‘발아현미’는 이름처럼 현미를 발아시켜 만든 쌀로, 발아시키는 과정에서 단단했던 껍질층이 부드러워지고, 거기에서 나오는 성분들도 조금 더 활동적으로 바뀐다.

꿀팁은, 발아현미는 취반 전에 6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야 소화에 부담이 없다. 아무리 몸에 좋은 밥이라도 질기고 먹기 힘들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또한 귀리 혼합쌀의 경우, 귀리에 포함된 β-글루칸 성분이 혈당 상승을 지연시킨다. 특히 식후 혈당 스파이크(급격한 혈당 상승)를 줄이는 효과가 입증돼 당뇨 관리 식단에서 적극 권장된다. 단점은 조리 시 물을 기존보다 20~30% 더 넣어야 하고, 밥솥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량으로 실험해 보는 것이 좋다.

 

 

 

특수재배 기능성쌀, 아예 쌀 자체가 다르다

기능성쌀 중에는 아예 유전자 개량이나 재배 환경 조절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바쌀(GABA rice)이다. 이 쌀은 발아처리나 효소배양을 통해 GABA 성분 함량을 인위적으로 높인 쌀로, 일본에서는 의료급 식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남해 가바쌀’, ‘괴산 자색미’, ‘고창 흑보리쌀’ 등이 기능성 재배쌀로 유통된다.

또한 최근에는 ‘탄수화물 흡수 억제 성분’을 늘린 바이오쌀도 연구 중이다. 충북대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기능성 자포니카 품종은 레지스턴트 전분(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는 전분) 함량이 높아 당뇨환자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외에도 자색쌀, 흑미 등 유색미 계열은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췌장 기능 개선과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단, 유색미는 당지수가 낮지만 소화 속도도 느려 초기 당뇨환자나 노년층에겐 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익숙하지 않은 맛과 식감때문에 처음부터 100% 유색미로 먹기보다는, 일반 쌀에 10~20% 정도 섞어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

 

 

 

기능성쌀이 특효약은 아니지만, 조금씩 다른 쌀을 섞어 보기 시작하고 익숙하지 않았던 현미나 귀리가 없으면 이상한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런 작은 변화가 당뇨 관리의 가장 큰 무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저당질 쌀은 혈당 스파이크를 낮추고, 고식이섬유 쌀은 포만감과 대사 개선에 기여하며, 특수재배 쌀은 근본적인 혈당 반응을 다르게 만든다. 오늘 먹는 밥 한 공기를 바꾸는 것이, 앞으로의 건강을 바꾸는 작은 한 걸음이 될 것이다.